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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열일곱 번째 편지 -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하는 딸의 나이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1. 17.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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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는 내가 어느 나이에 들어서자 이런 이야기를 종종 하잖아.

 

내 나이를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났다고..

어느새 그렇게 나이를 먹었냐고..

 

엄마.

나도 그래..

 

난 말이야, 어릴 때부터 어른이 되는 게 싫었어.

나이를 먹는 게 싫었어.

 

엄마를 무지무지 좋아하는 딸은 알았거든.

내가 나이를 먹으면 엄마도 나이를 먹는다는 걸 말이야.

그래서 영원히 어린아이로 있고 싶었어.

 

바라고 바랐지만.. (출처: 픽사베이)

 

 

하지만 시간은 어쩔 수 없는 영역..

결국 나는 나이를 먹고

엄마는 나의 나이에 놀라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되었지.

 

어리디 어린 딸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느새 훌쩍 크다 못해 나이까지 먹어버린 딸이 얼마나 놀라겠어.

 

나도 그렇거든.

나도 매일 매일 흐르는 시간에 깜짝깜짝 놀라..

그리고 내가 이렇게 있는 것도 놀라..

 

150..

잔인한 숫자는 참으로 하루하루 변해 가..

내일 또 바뀌겠지..

 

엄마.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고 했지?

나도 그래..

매 순간, 매 시간, 매 분, 매 초..

난 숨쉬다가도 심장을 부여잡아.

 

시간은 어쩔 수 없는 영역..

잔인하다, 그렇지?

 

잔인할 만큼 흐르는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바뀌는 일은 아무 것도 없어.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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