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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열다섯 번째 편지 - 강아지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1. 15.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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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우리 엄마는 동물을 좋아하잖아.

그래서인지 나도 동물을 좋아하잖아.

 

작고 앙증맞은 모습이 귀여운 치와와. (출처: 픽사베이)

 

엄마는 멋있는 걸 좋아해~!

야성미 넘치는 멋있는 치타, 표범, 사자, 호랑이!

그리고 얼룩말도 좋아하잖아.

 

예전에 내가 선물한 호랑이 그림이 있는 티셔츠를 

수선집에서 이상하게 줄여서 엄마가 정말 정말 아쉬워 했었지.

똑같은 옷을 사려고 인터넷을 얼마나 뒤졌는데 결국 못 찾아서 미안했어.

그때 똑같은 옷을 찾았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

 

아무튼 엄마는 야생의 동물들도 좋아하지만

조그마한 강아지도 좋아하잖아.

강아지는 다 좋아하지.

나도 그렇고 ㅎ

 

치와와 중에서도 단모 치와와는 사랑. (출처: 픽사베이)

 

그 중에서도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강아지는 치와와!

예전에 우리 하늘이를 엄마가 참 예뻐했지~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니 아빠는 질투쟁이라 엄마가 강아지 키우는 거 안 좋아하잖아.

그래서 그렇게 하늘이 보내고 시간이 지나 치와와를 다시 찾았을 때 아빠가 참 반대를 했지.

참 반대를 했지..

 

하지만 그런 아빠도 

결국 엄마랑 치와와를 찾으러 다녔잖아.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결국엔 치와와가 우리집에 오지는 못했잖아.

 

똘똘한 모습도 좋지만 어벙한 모습의 치와와도 사랑스러워. (출처: 픽사베이)

 

엄마,

아쉬워..

우리에게 치와와가 가족으로 왔더라면 어땠을까?

아니, 

그 전에 엄마는 외로운 게 아니었을까?

항상 반겨주는 존재가 필요한 게 아니었을까?

나도 강아지를 좋아해.

하지만 엄마가 강아지를 좋아한 건,

내가 좋아하는 거랑 다른 게 아닐까 싶어.

 

강아지를 떠올리다가 생각이 깊어지는 하루. (출처: 픽사베이)

 

그래서 말이야..

그래서 미안해..

엄마를 외롭게 한 거 같아서..

 

어릴 때는 마치 강아지마냥 엄마만 졸졸졸 쫓아다니던 딸은

어느새 커서 자신의 세상을 만들어 가고

그래서 엄마는 홀로 남겨진 것 같이 느낀 거 아닐까?

애정으로 키운 자식이 쑥쑥 커서 자신의 세계를 만드는 모습을 보는 게 뿌듯하지만

한편으로는 뒤돌아보지 않고 나아가는 딸의 뒷모습에 외로운 건 아닐까?

 

엄마.

조금이라도 엄마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게 했다면 

정말 정말 미안해.

하지만 엄마.

내가 만드는 세상은 

엄마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야.

엄마의 우주가 나를 보듬어준 것처럼

나도 언젠가 나의 단단한 세상에

엄마, 그리고 아빠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가고 있는 거야.

그런데 그것 때문에 엄마가 외롭다면 쓸쓸하다면 

정말 정말 미안해..

 

엄마.

내 세계는 엄마야.

내가 존재하는 세계 역시 엄마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나의 세상, 나의 우주.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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