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3월의 시작이지만 아직 꽃샘추위가
옷깃을 여미게 만들어.
찬 공기에 나도 모르게 움츠리며 걸어가.
자칫 감기 걸릴 수 있는,
아주 조심해야 하는 날씨야 ㅎ
어릴 때 말이야.
감기 기운이 있으면 엄마는 나에게 생강차를 끓여 주었잖아.
그 시절의 우리 집 앞에는 한 5~10분 거리에 시장이 있었어.
엄마는 내가 감기 기운이 있으면 바로 그 시장으로 갔잖아.
그리고 생강을 사 왔어.
흐르는 물에 생강을 몇 번이나 깨끗하게 씻어서 흙을 털어내고,
생강 껍질을 숟가락으로 구석구석 긁어서 벗겼어.
그리고 편 썰어서 머그잔 한 잔 정도 나올 크기의 조그마한 냄비에다가
생강을 넣어서 끓였어.
꿀도 함께 섞어서 나에게 머그잔에 담아서 줬잖아.
그런데 난 목이 따끔따끔한 생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어.
하지만 엄마의 정성이 가득한 생강차를 마실 수밖에 없었지 ㅎㅎ
엄마는 이걸 마셔야 낫는다며 나에게 권했어.
어린 난 그걸 천천히 꿀꺽, 마셨어.
그럼
알싸한 생강의 향을 느껴.
그리고 몸에 열이 도는 기분을 느껴.
하지만 어느새부터인가 엄마는 나에게 생강차를 끓여주지 않았어.
왜냐하면 내 위장이 쓰렸기 때문에 말이야.
그런데 오늘 생강차가 생각난다.
엄마가 해줬던 그 정성과 사랑이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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