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는 신 과일을 좋아하잖아.
자두, 포도, 귤, 아오리 사과 등등..
점점 새콤한 맛에 약해지기 시작했기만 엄마는 신 과일을 좋아하잖아.
반면 난 애초에 신 과일을 먹을 수가 없었어.
앞서 말한 과일을 포함해 바나나나 수박을 제외하고 거의 과일이 시게 느껴질 정도니까.
엄마는 종종 나에게 이야기하잖아.
어릴 때 옥상에서 엄마는 빨래를 널고 있고
유모차에 앉은 나에게 귤을 쥐어주고 먹게 했다고.
한참 빨래를 널고 뒤돌아 나를 보았는데
내가 귤을 쥔 채 경기를 하고 있었다고 했잖아.
엄마는 너무 왜 그러는지 몰라 놀랐다고.
그리고 이후에 이유를 알았다고.
바로 귤 때문에.
난 애초에 신맛을 감당하지 못해.
그건 아빠 닮았지.
아빠가 신맛을 전혀 견디지 못하잖아.
신맛에 강한 엄마와 신맛에 취약한 아빠 사이에 태어난 나는
중간이 아닌 완전 신맛 취약.
아빠보다 더 최최최취약.
엄마는 그런 아빠와 나 때문에
과일 선택의 폭이 좁아졌고 그러다가 보니
어느새 엄마도 신맛에 약해진 게 아닐까?
엄마는 당신을 위해 고르는 거보다 항상 나랑 아빠를 위해 고르는 게 우선이니까..
엄마에게 엄마가 좋아하는 과일을
성인이 된 딸이 먼저 알아서 사드리면 좋을 텐데..
나란 사람은
참으로 한없이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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