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추억이 많으신가요?
지난 일의 기억들은 다 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 추억들이 쌓이고 쌓여서 지금의 '나'가 있는 거겠죠.
그래서 간혹 어릴 때 일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어릴 때의 추억을 무시하는 말들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어른이 되면 아기 때 일은 당연히 기억나지 않는다, 어릴 때 뭐 했는지 뭘 먹었는지 어디에 갔는지 당연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기억도 나지 않는 시기에 그렇게 잘해주지 않아도 된다.. 라며 말이지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저는 말합니다.
"5년, 10년, 15년.. 시간이 지날수록 잊어버리는 것은 맞지만, 어제의 일은 기억한다."라고요.
어른인 '나'에게 어린 시절의 기억은 희미하지만, 어린 시절의 나에게 있어 어린 시절의 일은 바로 어제입니다.
그 어제의 기억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생각과 마음도 커가는 게 아닐까요? 그래서 지금의 '나'가 있는 게 아닐까요?
'추억'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우리는 대부분 즐거웠던 일, 행복했던 일, 기뻤던 일과 같이 대부분 좋은 이미지들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기억'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좋은 이미지가 연상될 수도 있고, 나쁜 이미지가 연상될 수도 있지요.
아쉽게도 나쁜 기억이 참 질기게도 우리를 괴롭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나쁜 기억을 끌어안고 살아가면 그게 트라우마가 되는 거라 생각합니다. 나쁜 기억에 사로잡히면 그 나쁜 기억은 현재의 '나'를 너무나도 쉽게 그 시절의 '나'로 끌어당겨버립니다. 아주 쉽게 말이지요. 그래서 현재임에도 과거와 같고, 잊혔다고 생각해도 어느새 여전히 생생해서 마음에 생채기를 냅니다.
특히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쁜 기억은 낯선 사람에게 받은 것보다 익숙한 사람에게 받은 것이 더 오래 그리고 더 질기게 갑니다. 무슨 말린 음식도 아니고 말이죠. 징글징글하게 운동화 바닥에 붙은 껌딱지처럼 떨어지지 않고 붙어 다니지요.
게다가 사랑이 크면 클수록 미움은 더 커진다고 할까요?
『나 홀로 그대』 8화에서는 '기억'에 대해 말할 거리가 풍부하네요.
먼저 '난도'와 '그의 어머니'와의 기억이 나옵니다.
'난도'에게 있어서 어머니는 건드릴 수도 없는 아주 곪을 대로 곪은 상처입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치유해 달라고 하지도 못합니다.
그렇게 꼭꼭 숨긴 상처를 알아차리고 치유해 줄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매달리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동시에 다른 사람의 상처가 왜인지 모르게 계속 눈에 밟히고, 안쓰럽고, 공감하고, 위로해 주고 싶고, 안아주고 싶다면 이 또한 사랑이지 않을까요?
다음으로는 '홀로'의 기억인 동시에 '난도', '소연'의 교집합 기억입니다.
기억을 잃어버린 '홀로'를 위해 기억 찾기를 떠나는 '난도'와 '소연'은 아이러니하게도 '소연'의 기억 속에서 '난도' 찾기였습니다. '홀로'와의 모든 순간에 '난도'가 있음에 '소연'은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금 혼란스럽게 되지요. 자신이 진정으로 마음이 간 상대는 누구였을까요? '난도'였을까요? '홀로'였을까요?
'기억'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좋은 이미지가 연상될 수도 있고, 나쁜 이미지가 연상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나쁜 이미지를 끌어안고 있지 말고, 버릴 건 버리는 게 어떨까요? 우리의 하드는 인공지능이 아니라서 용량이 적잖아요. 후후후.
그리고 좋은 이미지를 더 많이 기억해서 추억으로 만들고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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