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엄마에게 부치는 백스물한 번째 편지 - 어린 시절의 엄마: 오이 향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4. 30. 22:36

본문

반응형

엄마.

엄마는 반찬으로 오이지를 한가득 만들어서 쟁여두잖아.

이유는 오직 하나!

아빠가 좋아하니까.

그리고 여름날에는 오이 냉채를 거의 매일 해.

이유는 오직 하나!

아빠가 좋아하니까.

또 오이에 양념장으로 버무린 오이 무침을 자주 해.

이유는 오직 하나!

내가 좋아하니까.

 

오이향, (출처: 픽사베이)

 

하지만 가족을 위해 이렇게 많은 오이 반찬을 만드는 엄마지만,

실은 정작 엄마는 오이를 좋아하지 않잖아.

그래서 아주 어렸을 때 오이향 비누가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었는데

엄마는 절대 그걸 사지 않았잖아ㅎㅎ

 

엄마는 오이 냄새를 좋아하지 않아.

엄마가 해 주는 엄마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어봐도

엄마가 오이 냄새를 안 좋아하는 건 너무 잘 알고 있어.

 

오로지 가족을 위해 참은 냄새. (출처: 픽사베이)

 

어린 시절 동네 오이밭에서 바람결에 날려오는 오이 냄새에

어지럽고 메스껍고 머리가 아프다고 했었잖아.

실은 냄새를 맡으면 두통이 나게 마련이야.

그런데 그걸 매번 맡으려니 얼마나 힘들었겠어.

그래서 아주 어렸던 엄마는 

오이에다가 꼬챙이로 다 찔렀다고 했지.

그 마을 양반에 부자인 할아버지가 결국 사과하고 다 보상하고 말이야.

애기씨가 오이를 싫어하니 얼마나 오이 농사하던 주민이 힘들었을까.. 아하.. 하..

싫은 냄새를 견디다 견디다 못 참은 엄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하.. 하..

 

그래서 미안하고 고마운. (출처: 픽사베이)

 

그렇게 힘겨워하던 오이를

결혼을 하고 난 후에

남편을 위해

자식을 위해

그렇게 반찬을 만들어 주시는 엄마.

 

쉬운 일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

그래서 너무너무 감사해.

진심으로 감사해!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