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가 머리가 셀 때 굉장히 가렵다고 했잖아.
머리를 손가락으로 살짝살짝 긁으면서
머리가 셀 때 굉장히 가렵다고
머리 세려고 그런가 보다
하며 긁잖아.
오늘 머리가 간지러워서 긁다가 엄마가 한 말이 생각이 났어.
최근에 샴푸가 바뀌어서 그런가.
아니면 꽃가루 때문인가.
어느 한 부분이 간지러워서 긁적긁적거리다가
엄마가 한 말이 생각이 났어.
어쩜 머리가 세려고 그러는 걸지도 모르지.
그렇지 않아도 새치 하나 없던 나인데
올해 들어서 지인에게 들었어.
나한테 흰머리 있는 거 처음 본다고.
나한테도 흰머리가 있냐며 깜짝 놀라며 이야기하더라고.
나도 이제 흰머리가 나네.
우리 엄마.
스트레스 때문일까.
마음고생 때문일까.
이른 나이에 흰머리가 나서 항상 염색을 하잖아.
그런데 피부가 약해서 트러블이 나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염색은 해야 하고.
너무 고생이 많다, 우리 엄마..
흰머리가 날 때 간지럽다고 긁는 엄마.
내 마음이 칼날에 긁히듯 쓰라려.
하지만 티를 낼 수는 없었어.
내가 마음 아파하는 걸 알면
엄마는 미안해하면서 더 아파하니까.
하지만 안 아플 수가 없어서
난 피를 흘려.
엄마.
흰머리가 나든
상관없이 사랑해.
너무너무 사랑해.
정말 정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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