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는 다쳤다 하면 빨간약을 발라주잖아.
빨간약은 우리 집 만병통치약이지~
그리고 간호사 연고도,
호랑이 연고도,
약통에 항상 존재한,
우리 집 상비약.
빨간약은 내가 좀 어릴 때는 아까징키라고 불렀다가
어느새 빨간약이라고 불렀잖아.
다치거나 하면
소독용으로 이걸 발라주었어, 엄마는.
어린 눈에는 묘하게 생긴 봉(!?)으로
엄마가 후후 불어주면서 쓱쓱 발라주면서
그렇게 치료를 해 주었잖아.
물론 어른이 되어서도 말이지.
손가락이 성할 날이 없었지.
피부가 약해서
어디에 부딪혀 까지고
어디에 베여서 피나고
어디에 긁혀서 벗거지고
그럼 엄마는 후후 쓱쓱 해주잖아.
지금도 내 손가락은 성하지가 않네.
요리하다가 양파가 미끄러워 칼이 미끄러지면서 손가락을 찍었지.
꽤 깊게 찍혔는데 피도 많이 안 나고 아프지도 않았어.
그리고 오늘은 종이에 베었어.
손가락이 성할 때가 없네.
그러니까 내 손에 빨간약을 발라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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