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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백열여섯 번째 편지 - 쌍꺼풀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4. 2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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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우리 집은 다들 눈이 커.

엄마도 눈이 크고,

아빠도 눈이 크고,

나도 눈이 커.

 

그런데 다른 게 있다면,

엄마도 쌍꺼풀이 있고,

아빠도 쌍꺼풀이 있고,

나는 쌍꺼풀이 없어.

 

쌍꺼풀은 반드시 유전이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중학교 생물 시간에 배웠지만

그전까지는 왜 나는 없을까란 생각과 함께

언젠가는 생기겠지란 막연한 생각을 가진 거 같아.

 

그런데 현재까지 없네, 쌍꺼풀이.

 

쌍꺼풀은 유전이 아닙니다. (출처: 픽사베이)

 

그래도 엄마는 가끔 이야기하잖아.

아빠도 있고, 나도 있는데 

왜 우리 딸은 쌍꺼풀이 없지?

있으면 예쁠 텐데 하면서 

요리조리 내 눈을 살펴 ㅎㅎ

 

그리고 내가 자다가 깨어나서 

쌍꺼풀이 지면

그 퉁퉁 부은 얼굴이 뭐가 예쁘다고

폰으로 마구 사진을 찍잖아 ㅋㅋ

 

눈 떠 봐, 눈 떠 봐.

엄마.. 자다 일어나서 눈이 넘 따가워..

그래 알았어, 알았어.

찰칵찰칵찰칵

ㅎㅎㅎ

 

결국 엄마의 기대와 희망에 부응하지 못하고

현재의 난 쌍꺼풀이 없는 눈이지만

뭐 엄마 아빠가 있으니 언젠가 생길 수도 있고

유전이 아니라니까 안 생길 수도 있고.

 

아무튼 오늘도 거울 속 내 눈은 쌍꺼풀이 없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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