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리 집은 다들 눈이 커.
엄마도 눈이 크고,
아빠도 눈이 크고,
나도 눈이 커.
그런데 다른 게 있다면,
엄마도 쌍꺼풀이 있고,
아빠도 쌍꺼풀이 있고,
나는 쌍꺼풀이 없어.
쌍꺼풀은 반드시 유전이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중학교 생물 시간에 배웠지만
그전까지는 왜 나는 없을까란 생각과 함께
언젠가는 생기겠지란 막연한 생각을 가진 거 같아.
그런데 현재까지 없네, 쌍꺼풀이.
그래도 엄마는 가끔 이야기하잖아.
아빠도 있고, 나도 있는데
왜 우리 딸은 쌍꺼풀이 없지?
있으면 예쁠 텐데 하면서
요리조리 내 눈을 살펴 ㅎㅎ
그리고 내가 자다가 깨어나서
쌍꺼풀이 지면
그 퉁퉁 부은 얼굴이 뭐가 예쁘다고
폰으로 마구 사진을 찍잖아 ㅋㅋ
눈 떠 봐, 눈 떠 봐.
엄마.. 자다 일어나서 눈이 넘 따가워..
그래 알았어, 알았어.
찰칵찰칵찰칵
ㅎㅎㅎ
결국 엄마의 기대와 희망에 부응하지 못하고
현재의 난 쌍꺼풀이 없는 눈이지만
뭐 엄마 아빠가 있으니 언젠가 생길 수도 있고
유전이 아니라니까 안 생길 수도 있고.
아무튼 오늘도 거울 속 내 눈은 쌍꺼풀이 없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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