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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백열일곱 번째 편지 - 빨간약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4. 26.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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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는 다쳤다 하면 빨간약을 발라주잖아.

빨간약은 우리 집 만병통치약이지~

그리고 간호사 연고도,

호랑이  연고도,

 

약통에 항상 존재한, 

우리 집 상비약.

빨간약은 내가 좀 어릴 때는 아까징키라고 불렀다가

어느새 빨간약이라고 불렀잖아.

다치거나 하면

소독용으로 이걸 발라주었어, 엄마는.

 

어린 눈에는 묘하게 생긴 봉(!?)으로 

엄마가 후후 불어주면서 쓱쓱 발라주면서

그렇게 치료를 해 주었잖아.

물론 어른이 되어서도 말이지.

 

항상 존재하는 상비약통. (출처: 픽사베이)

 

손가락이 성할 날이 없었지.

피부가 약해서 

어디에 부딪혀 까지고

어디에 베여서 피나고

어디에 긁혀서 벗거지고

 

그럼 엄마는 후후 쓱쓱 해주잖아.

지금도 내 손가락은 성하지가 않네.

요리하다가 양파가 미끄러워 칼이 미끄러지면서 손가락을 찍었지.

꽤 깊게 찍혔는데 피도 많이 안 나고 아프지도 않았어.

그리고 오늘은 종이에 베었어.

 

손가락이 성할 때가 없네.

그러니까 내 손에 빨간약을 발라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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