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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백열아홉 번째 편지 - 텃밭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4. 2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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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우리 예전에 살던 집 생각 나?

 

그곳 옥상에 작은 고추, 파를 키웠잖아.

엄마랑 나는 작게 자란 파를 파송송이라고 부르고,

엄마는 그걸 잘라서 양념에 버무려서 반찬으로 만들어주면

아빠랑 나는 맛있게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웠잖아.

 

너무 멋들어지는 옥상 정원인데 뭐 이런 걸 바라는 건 아니야. (출처:픽사 베이)

 

사실 내가 한 건 없네.

엄마 따라서 옥상에 함께 올라갔다는 정도?

그리고 엄마의 배려로 고추를 따는 것 정도?

물 주고, 영양제 주고, 흙 갈고, 심고 하는 건 모두 엄마가 했네.

 

엄마 덕분에 아주 신선한 채소를 먹었어.

아주 맛있었어.

지금도 기억이 날 만큼.

 

오늘 거실에 들어오는 햇빛을 보며

갑자기 여기에서도 식물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쉽지 않은 걸 알기에 바로 시작할 수 없는 거겠지?

 

옥상이든 정원이든 우리 가족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면 좋겠어. (출처: 픽사베이)

 

엄마랑 아빠랑 나랑 작은 텃밭을 꾸리면 좋겠다.

이제는 나도 어른으로서 내 한몫의 일을 할 수 있는데 말이야..

엄마랑 아빠랑 나랑 이렇게 오손도손 작은 텃밭을 가꾸어서

그것에서 난 채소를 먹으며 건강하게 오래오래..

오래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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