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초등학교 때 우유 급식이 있었잖아,
학교에서 우유 먹을 사람은 신청하고 돈을 내면 학교에서 우유를 배부하는 그거.
시간이 흐르고 알게 되었어.
엄마가 담임 선생님에게 물어서
반 친구 중에 가정 형편이 안 돼서 우유 못 먹는 아이에게 몰래 후원을 한 거.
처음에는 우리 반 친구 한 명이었는데
그다음에는 다른 반, 다른 학년..
그렇게 엄마는 오랜 시간 아이들이 모르게 후원했던 걸.
그리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아이들 중에
형편이 안 돼서 병원비를 잘 내지 못하는 아이에게도
정기적으로 후원을 했다는 것도 알았어.
엄마는 그렇게 항상 누군가를 도와줘.
보상을 바라는 게 아닌 그저 나눔과 배품으로 행하는 마음.
차고 넘쳐서 나누는 게 아니라 아끼고 절약해서 나누는 것.
넉넉하고 풍족해서 나누는 게 아니라 힘듦을 알기에 나누는 것.
엄마의 이런 마음을 나는 조금도 잇지를 못하네.
내가 풍족하고 내가 넉넉할 때 돕겠다고 미루고,
내가 시간 많아 여유로울 때 돕겠다고 미루고.
핑계로 쥐고 있고, 욕심이 많아 쥐고 있는 것을
조금도 나누지 못하고 베풀지 못하는 나는 참..
엄마의 반의 반의 반도 따라가지를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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