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마치 휴대폰으로 웹툰을 보는 기분이랄까요? 아니면 휴대폰으로 기사 헤드라인만 보고 휙휙 넘기는 기분이랄까요?
기존의 드라마나 영화, 소설 등등과는 다른 구성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우리가 익히 학창 시절 국어 시간에 배운 '기-승-전-결' 혹은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구성이 아니라 보기 편안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기-승-전-결' 혹은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구성 좋아합니다! 다만 새로운 구성의 신선함과 스토리의 탄탄함에 완전히 빠져버렸습니다.
가벼운 듯하면서 짧은 각각의 단편과도 같은 이야기가, 그러나 깊이 우린 차와 같이 묵직한 이야기들이 서로 부대끼지 않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포근한 큰 덩어리를 이루고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5명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5명과 관련된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서로서로 촘촘하게 거미줄처럼 관계를 형성하고 있고, 또한 각각의 등장인물마다 서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등장하는 모두가 주인공인 그런 드라마였습니다. 그게 너무 좋았습니다.
등장하는 인물과 그들의 스토리에 모두 애정이 느껴져 이우정 작가님의 필력에도 역시 감복하였습니다. 물론 연기가 연기가 아닌 실제 같은 연기력을 실현하는 모든 배우님들에게도 감탄을 했지만요. 어쩜 모든 배우님들의 연기가 그렇게나 자연스럽던지 정말 대단하시더라고요. 신원호 PD님의 연출력 역시 말해 무얼 하겠습니까? 드라마를 보았다면 말할 필요가 없는 연출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을 법한, 정말 우리들의 모습이라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있었지만 저는 1화에서는 민영이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아이가 오랫동안 입원을 하면 그 어머니는 정말 반 의사가 다 되는 것 같습니다. 일반인이라면 모르는 전문 용어를 자신의 아이가 오래 입원함에 따라 어머니는 어느새 줄줄 꿰고 있습니다. 그리고 입원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어머니는 예민하고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지요. 전문가가 아닌데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전문가가 되어 버리는 그 안타까운 사정을 이우정 작가님이 너무 잘 쓰셨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이런 상황의 인물을 너무나 잘 살리신 염혜란 배우님의 연기도 빛을 발하였지요. 떠나는 아이에게 하는 대화인지 독백인지 모를 울먹이는 대사와 마지막으로 의사를 만나서 인사를 할 때의 그 표정은 압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민영이 어머니 역시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그렇게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었고, 그런 상황을 내려놓고 난 후의 표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이전의 그녀의 인생까지도 예측할 수 있게 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앞서 말했듯이 표정! 염혜란 배우님의 표정이었지요.
염혜란 배우님을 처음 알게 된 작품은 그 유명한 『도깨비』였습니다. 정말 못된 역할이었지요, 하하하. 걸음걸이나 표정으로 본인이 맡은 인물이 어떠한 인물인지 명함처럼 보여주는 배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도 마찬가지였고요.
염혜란 배우님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서 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namu.wiki/w/%EC%97%BC%ED%98%9C%EB%9E%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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