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우리 딸은 이렇게 종종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 줘.
엄마.
전에 엄마가 친구 분이랑 통화하면서 한 이야기 기억나?
난 간혹 컴퓨터를 하다가
엄마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틀 때가 있잖아.
내가 방에 쏙 들어가서 있으니
엄마가 혼자 적적하지 않도록.
엄마가 기분 전환도 될 수 있도록.
이미자 씨. 최진희 씨. 나훈아 씨. 현철 씨 등등..
거실에 있는 엄마가 들을 수 있게. 그렇게. 그렇게.
그러다가 엄마의 친구분이 전화가 왔잖아.
응, 응. 들려? 응, 맞아.
응, 우리 딸은 이렇게 종종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 줘.
엄마는 수화기 너머에 있는 친구 분에게
뿌듯한 듯
자랑스러운 듯
아주 특별한 일인 듯
그렇게 이야기를 해.
목소리에 행복이 담겨서 이야기해.
나의 하찮은 행동을
엄마는 특별한 행동으로 바라봐 줘.
특별하게 아주 특별하게 바뀌어 줘.
엄마에게 받은 모든 고마움과 사랑의 크기에 비하면
반의 반도, 아니 1%도 차지하지 못하는,
고작 이 음악 재생 하나가
아주 특별한 일이 되게 해 줘.
엄마는 이처럼
나의 하찮고, 흔하고, 쉬운 그런 일을
무척 대단한 일로 생각해 줘.
그래서 무척 고맙고
그래서 무척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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