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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삼백스물두 번째 편지 - 그리운 소리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11. 16.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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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어젠 참 잠이 안 오는 날이었어.

아니, 밤에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 그런가. 자주 깼어.

 

잠깐 자고 일어나려고 1시가 좀 넘어서 잠자리에 들었어.

1~2시간만 자고 일어난다는 게 결국 눈을 뜨니 4시가 되었어.

잠깐 일어나서 사부작사부작 남은 일처리를 한 다음에

그러고 다시 누운 게 6시였나? 7시였나?

 

오늘 친구와 약속도 있고 해서

그냥 깬 거 휴대폰 좀 보다가 쉬다 아침 먹고 하자.. 고 했는데

어느새 또 살포시 잠이 들었나 봐.  

 

눈을 떴을 때 이미

어스름한 어둠을 몰아내고 거실에 햇살이 들어와

마치 따뜻한 봄날 같았어.

 

포근한 빛이 창문으로 스며들어오는 아침. (AI 이미지 생성)

 

그런데 말이야, 엄마.

내가 눈을 뜬 건 햇살 때문이 아니었어.

내 귀에 고향집에서 익히 듣던 소리가 들리는 거야.

 

엄마가 화장실에서 세숫대야에 물을 담아 놓고

손으로 걸레를 치대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 소리가 귓가에 들어왔어.

 

물이 세숫대야에 부딪히고

물공기를 품은 걸레가 공기랑 물과 마찰을 일으키며

일정하게 반복적인 멜로디를 만들어 내는,

그 걸레를 치대는 소리가 들렸어.

 

귓가에 맴도는 그 소리에 눈을 떴고

봄날 같은 햇살이 거실로 스며들어왔고

그 속에서 나는 몽롱한 상태로 눈을 떴어.

 

가위에 눌렸지만 심하지 않은 가위랄까.

아니면 그 상황이 그저 꿈 같이 좋아서

가위에 눌려도 아무렇지 않았다고 할까.

 

그런 몽환적인 공간에

두둥실 뜬 기분으로 눈을 꿈뻑이다가 일어났어.

 

그리운 소리를 들으며 일어났어.

 

그리운 소리. (AI 이미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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