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리 엄마 자주 쓰는 단어 중 하나가 '혹사'잖아.
엄마는 알고 있을까?
엄마는 '혹사'라는 단어를 자주 써.
긍정형이 아니라 부정형으로 나에게 자주 쓰잖아.
혹사하면 안 돼.
혹사하지 마.
쉬어줘야 해.
자야 해.
엄마는 나에게 이 말을 자주 해.
일 때문에 잠을 늦게 자는 나에게.
일 때문에 잠을 못 자는 나에게.
엄마는 걱정 어린 목소리로 이야기해.
몸을 그렇게 혹사하면 안 돼.
너무 그렇게 혹사하지 마.
쉴 때는 쉬어줘야 해.
잠을 자 줘야지.
항상 나를 염려하며 이야기해.
그런데 엄마.
엄마의 '엄마로서의 삶'은 어때?
엄마야말로 나 때문에 혹사하지 않아?
너무 혹사하는 거 아니야?
항상 엄마의 걱정을 받기만 했지,
엄마에게 엄마는 힘들지 않냐고, 피곤하지 않냐고, 괜찮냐고
걱정을 담아 염려를 담아
엄마에게 물어보지를 않았네, 내가.
받는 게 너무 당연해서
엄마는 어떨는지 생각조차 하지 못했네, 내가.
그래서 이렇게 죄책감에 빠졌나 보다,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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