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엄마에게 부치는 삼백스물한 번째 편지 - 힘내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11. 15. 23:26

본문

반응형

엄마.

우리는 얼마나 많이 다른 사람에게 힘내라는 말을 할까.

난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는 것 같아.

 

힘내.

힘내.

힘내.

 

나 역시도 듣고

나 역시도 말하는 

인사 같은 말, 힘내.

 

방울방울 매달린 듯이 꺼내는 말, 힘내. (출처: 픽사베이)

 

그러나

TV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혹은 글을 통해

전문가들은 마음이 아픈 사람에게 가슴이 슬픈 사람에게

힘내라는 말을 하지 말라고 하잖아.

이미 그 사람들은 충분히 힘내고 있다고

그러니까 힘내라는 말을 하지 말고 공감, 이해 등의 말을 하라고.

 

그런데 말이야, 엄마.

힘내라는 말이 적절하지 않은 말일까.

그 사람의 인생을 모르면서 공감할 수 있을까. 

그 사람이 아니면서 이해할 수 있을까.

 

또한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지도 않으면서 

왜 이해받기 바라고 공감받기를 바랄까.

상대가 무슨 수로 알까.

정작 자신의 마음임에도 잘 모르겠는 것이 인간인데.

 

나도 힘내고 있다고. 

그런데도 안 되고 있다고..!

이렇게 마음속으로 아무리 외친 들 누가 알아줄까. 

 

평등한 관계의 사람 사이에서

한 명은 온전히 이해받는 자, 

또 다른 한 명은 온전히 이해해 줘야 하는 자,

그런 게 성립될 수 있을까. 

직업적으로는 가능도 한 관계겠지.

 

하루에도 몇 번씩 인사말처럼 하는 말, 힘내.

하지만 많은 말을 삼키고 많은 생각을 하다가 

결국 힘겹게 떼는, 누군가에게 조심스럽게 던질 수도 있는 말, 힘내..

 

내 마음 속을 들여댜 보기. (출처: 픽사베이)

 

난 말이야, 엄마.

힘내라는 말이 썩 나쁘지 않아.

아주아주 흔한 말일 수도 있지만

그 말은 서툰 응원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거든.

 

그리고 더 솔직히 말하자면,

남에게 나의 속마음을 잘 이야기하지 않는 내가 

그러면서 나의 속마음을 상대가 이해하고

내 감정에, 내 슬픔에, 내 우울에 공감받기를 바라지 않아.

그건 너무 염치없고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거든..

 

오늘도 많이 들은 말, 힘내.

오늘도 많이 한 말, 힘내.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