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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삼백일흔두 번째 편지 - 생일과 미역국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5. 1. 5.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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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과 미역국. (출처: 픽사베이)

 

어릴 때 생각해 보면 말이야, 엄마.

우리집에는 생일에 미역국을 먹는데 아침이 아니라 꼭 저녁이었어.

보통은 생일 아침에 먹는데 말이야.

 

뭐 '보통'이라는 게 '정답'은 아니지만 말이야.

그러한 생각도 있고, 어릴 때부터 그랬기 때문에 별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도 있어.

그리고 좀 더 커서는

그냥 엄마만의 이유가 있겠거니 하고 묻지 않았어.

 

그런데 오늘 이유를 알았어.

아빠가 이야기해 줬어.

운전하는 아빠를 위해 미끄러지지 말라고 아침이 아닌 저녁에 미역국을 해줬다는 걸.

그렇게 해 왔다는 걸.

 

시험날에 미역국을 먹으면 미끄러진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운전하는 아빠가 혹여나 사고 날까 봐 염려가 된 엄마의 마음이었어.

그게 미신이든 뭐든 상관없이

마음에 찝찝한 것은 하지 않은 거지.

그리고 가장 해 주고 싶은 걸 하는 거지.

 

그래서 그렇게 계속 해 온 거네, 엄마는.

그래서 우리집의 생일날 미역국은 아침이 아니라 저녁이구나.

 

우리 세 가족 함께.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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