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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일흔네 번째 편지 - 공항 그리고 이사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3. 14.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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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난 항상 엄마 아빠 옆에 있으려고 했어.

그런데 어쩌다가 보니 멀리 떨어져 있게 되었네.

 

친구들도 가장 놀랬어.

가장 고향을 떠나지 않을 것 같던 내가

가장 먼저, 가장 멀리 고향을 떠났으니까.

 

엄마는

내가 고향으로 오는, 우리 집으로 오는 길이

편하길, 가깝길, 힘들지 않길 원했어.

 

그래서 엄마는 공항 근처로 이사를 왔잖아.

그 덕분에 나는 공항에서 내려서 걸어서 우리 집에 도착할 수 있을 정도야.

 

고향집에 오는 설레임, 행복함. (출처: 픽사베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와 아빠는 뭐가 불안한 걸까?

항상 항상 항상

언제나 언제나 언제나

내가 오면 꼭 공항까지 마중을 와.

그리고 돌아갈 때면 꼭 공항까지 배웅을 나가.

 

뭐가 그리 긴 여정이라고

뭐가 그리 힘든 여정이라고

엄마와 아빠는 귀찮아하지 않고, 미루지 않고

항상 언제나

날 위해 공항에까지 함께 있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어떻게 날 위해 이사하고 

그리고 항상 마중을 오고 배웅을 나가고 할까?

 

당연하지 않아.

당연한 건 없어.

감사해.

항상 언제나 감사해.

 

고향집을 떠나는 아쉬움, 섭섭함. (출처: 픽사베이)

 

날 위해 익숙한 동네까지  떠나고

날 위해 엄마와 아빠의 일정을 취소하고

날 위해 생활의 순위가 바뀌고

날 위해 엄마와 아빠의 존재마저 나보다 뒷 순위가 되고

날 위해 엄마와 아빠의 인생을 희생하고

 

당연하지 않아.

당연한 건 없어.

감사해.

항상 언제나 감사해.

사랑해.

너무너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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