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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삼백서른한 번째 편지 - 기차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11. 25.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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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오늘 기차를 탔어.

오래간만에 기차를 탔어.

 

어릴 때는 KTX는 없고 무궁화호, 새마을호 등이 있었는데 ㅎ

그때는 느리다는 생각도 없었는데, 그렇지?

 

KTX가 생기며 상대적으로 느리다고 느꼈지,

고속도로와 달리 막힘없이 가는 기차가 도리어 빠르다고 생각했잖아.

 

조금은 덜컹거리며 내달리는 기차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항상 자연이었던 거 같아.

고속도로처럼 다른 차들이 아니라 풀이, 나무가 보였던 거 같아.

물론 고속도로에서도 자연이 있지만,

기찻길은 자연 속에 있다고 한다면 고속도로는 자연이 건너편에 있다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더 설렜던 걸까?

비록 내 발로 내딛지는 않지만 자연의 중심을 헤쳐가는 느낌이라서?

 

그런데 KTX를 타면 그런 묘미는 반감되는 거 같아.

휙휙 지나가는 풍경은 경치를 감상할 새도 없이 넘어가 버려.

 

빠름이 좋기는 하지만

가끔은 여유롭게 흘러가는 경치가 그리울 때도 있어.

 

그렇게 여유롭게 흘러가는 경치를 

엄마와 손잡고 보고 싶다.

 

엄마와의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기를 바라며.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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