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틀째 폭설로 한국의 곳곳이 흰 눈에 덮여버렸네.
눈은 세상을 자신의 색으로 덮어버리고는
소리마저 삼켜버리는 것 같아.
묵묵히 고요히 내려서
자신의 색으로 물들여.
그렇게 저도 모르게 스며들어.
나도 말이야.
엄마라는 눈에 물들고, 스며들었어.
나의 행동, 나의 생각, 나의 말버릇 등등
엄마가 느껴지지 않는 게 있을까..
습관, 행동 방식, 사고방식, 가치관, 인생관에서
엄마의 가르침이 스며들어 있는 걸 깨닫게 돼.
엄마가 내 인생에, 내 삶에 스며들어 있는 걸 깨닫게 돼.
나라는 존재는 엄마로부터 탄생하였고,
엄마로부터 만들어져 가고,
엄마로부터 이어져 가.
두 개의 개체로
엄마와 나는 별개의 존재지만, 결코 분리되어 있지는 않아.
맞아. 별개지만 별개가 아닌 존재야.
엄마의 뱃속에서는 탯줄로 연결되어 있었고,
세상에 나와서는 정신으로 연결되어 있어.
이러한 것들은
묵묵히 고요히 내리는 눈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서서히 쌓여가.
내 삶이 흘러감에 따라 더 쌓여가.
그래서 혼자지만 혼자가 아니야.
그것이 날 버티게 해.
그것이 날 견디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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