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팔베개해 주라.
거실에서 이부자리 위에
옆으로 누워 살포시 낮잠을 자는
엄마 옆에 슬쩍 누우면 말이야.
엄마는 인기척에 스르륵 눈을 뜨잖아.
나를 보며 햇살 같은 미소를 지으면
나도 덩달아 햇살이 되어 미소를 지어.
엄마는 내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한 팔은 이불 한쪽을 쥐고는 들고
나머지 한 팔은 내가 벨 수 있도록 뻗어.
엄마보다 훌쩍 커버린 나지만 어릴 때처럼
뽀얗고 말랑말랑한 엄마의 팔을 베고
엄마의 가슴팍에 머리를 묻고
엄마의 냄새를 한껏 들이마시며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가장 편안하고
가장 아늑한
엄마의 품에서
스르륵 눈을 감아.
이 시간이 영원하기를
이 시간이 멈추기를
바라고 바라며
스르륵 눈을 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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