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은 참 짜증이 나는 하루였어.
평소라면 넘어갔던 말들과 일들이 오늘은 이상하리만치 울컥 화를 치밀어 오르게 만들었어.
결국 날카로운 표정을 짓고 말았어.
마찬가지로 평소라면 그러려니 넘어갔던 외부에서 들어오는 나를 향한 퉁명스러움과 짜증에
나 역시도 퉁명스러움과 짜증으로 맞대응했어.
게다가 점입가경.
나의 불만을 다른 이에게 토로했어.
아마 이게 제일 싫었던 거 같아.
난 누군가에게 불만을 이야기하는 게
익숙하지 않잖아.
좋아하지도 않고 말이야.
말하고 나서 개운하거나
부정적인 말이 쏟아내서 줄어드는 것이 아닌
마치 속에서만 메스꺼웠던 것이, 그나마 눈에 보이지 않아 조금은 나았던 것이
뱉어버린 순간, 마치 실사화되듯 내가 뱉어놓은 토사물을 바라보는 심정으로 역겨울 뿐이야.
이런 기분일 때는 그냥
사람과의 만남을 최소화하는 게 좋은 거 같아.
내 감정의 문제가 그 이상의 문제가 되지 않도록 말이야.
오늘은 참 짜증 나는 하루였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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