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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삼백스물다섯 번째 편지 - 금 귀걸이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11. 19.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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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엄마 생신날에

내가 엄마에게 금 귀걸이를 선물했잖아.

 

엄마가 젊은 시절에 했다가 

어느 순간 사라진 동그란 디자인의 금 귀걸이.

 

그게 생각나서 

사서 드렸지요~

 

고맙다는 엄마.

뿌듯한 나.

 

고작 하나의 작은 선물. (출처: 픽사베이)

 

그런데 엄마가 착용하는 걸 못 봤어.

그렇지?

 

그래서 내가 물어봤잖아.

왜 안 하냐고.

그러니까 엄마는 얼버무렸어.

 

불현듯 스치는 기억에.

없앴어? 물었잖아.

 

그날의 며칠 전에 

엄마가 나에게 금팔찌를 선물한 게 떠올랐어.

 

설마 그 금 귀걸이 녹여서 만들었어?

라고 했더니 

엄마는 그제야 맞다고 얘기했지.

 

왜 엄마가 하고 다니지

그걸 또 그렇게 녹여서 다른 걸 해.

아님 엄마 걸 만들던가 하지.

 

엄마는 딴청을 부리며

나의 손목에 팔찌를 걸어주며 

연신 예쁘다고 했잖아.

 

아이고 잘 어울리네.

예쁘다, 예쁘네.

잘 어울린다.

아끼지 말고 막 하고 다녀.

 

엄마..

어쩌면 젊은 시절에 사라졌던 엄마의 그 금 귀걸이도

나에게 주어진 건 아니었을까. 

 

엄마의 삶에서 

엄마가 누릴 수 있는 것을

얼마나 나에게 양보하며

살아온 걸까.

 

난 얼마나 더 살아야

엄마의 그 모든 희생을 알 수 있을까.

엄마의 그 모든 희생에 보답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감히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을까.

 

셀 수도 없을 만큼 받기만 하는 사랑.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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