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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삼백스물일곱 번째 편지 - 스스로 깨닫기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11. 2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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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예전에 내가 영어공부한답시고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교재들을 샀잖아.

 

집에 와서 그걸 샀다고 했을 때 엄마의 표정이 생각나 ㅎㅎㅎ

 

'에구.. 우리 ㅇㅇㅇ가 왜 그랬을까아~'

요 어린 녀석을 어찌하누~ 하는 표정이었어.

 

우리 학교 졸업한 선배인데 회사가 망했대. 그래서 이걸 각 강의실을 돌아다니며 직접 파는 거래.

이야기하다가 마지막엔 울더라고.

음.. 그래서 샀어?

응!

그래.

 

엄마는 잔잔한 미소를 짓고는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았어.

 

이게 어떤 교재인지 그 사람에게 들은 걸 엄마에게 그대로 신나게 이야기하는 나를

엄마는 그저 옆에서 끝까지 묵묵히 들어주었어.

 

나의 세상을 묵묵히 받쳐주는 엄마. (출처: 픽사베이)

 

이후 시간이 좀 지나서 내가 얼마나 어리석은 짓을 했는지 알았잖아 ㅋㅋ

내가.. 내가.. 내가..!!! 호, 호구였다니...!! ㅋㅋㅋ

 

이 사기꾼!!@#"@#F$(^*#$!! 빼액!!!

씩씩거리다가 문득 엄마는 왜 내가 속았던 것도 알려주지 않고 혼내지도 않았을까.. 하는 의문점이 들었어.

그래서 엄마한테 물었잖아.

 

왜 그때 쓸데없는 데 돈 썼냐고 안 혼냈어? 혼날 만했잖아.

엄마가 바로 그때 말하는 것보다

우리 ㅇㅇㅇ가 경험도 하면서 알아갈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엄만 우리 ㅇㅇㅇ가 스스로 깨달을 거라고 믿었어. 

 

응.

그랬던 거야.

엄마는 혼내기보다는 나에게 스스로 깨달을 기회를 주었어.

기다려준 거였어.

 

그래.

엄마는 항상 날 기다려줘.

그렇게 내가 엄마에게 닿을 수 있도록 기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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